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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신과 의사의 37년간의 기록
정년퇴임을 앞두고, 37년간 진료실에서 날아다닌 말들을 네 권의 책으로 엮었습니다.
이 책은 상담이나 정신과 이론서가 아닙니다. 제가 실제로 만난 환자들의 이야기, 진료실에서 마주한 생생한 장면들을 담았습니다. 의료 정보를 함부로 드러낼 수 없는 만큼, 환자분들께 글의 취지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습니다. 동의를 구할 수 없는 경우에는 비슷한 사연을 가진 분들의 이야기를 모아 하나의 상징적인 사례로 구성했습니다. 진료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제 방식으로 정리한 기록입니다.
저는 언제나 ‘증상을 보지 말고, 사람을 보자’는 마음으로 환자를 마주해왔습니다. 그렇게 만난 환자들은 제게 치료 대상이 아니라, 삶을 함께 고민해준 스승이었습니다. 그분들을 통해 제가 어떻게 생각하고, 변화하고, 성장해왔는지를 이 책에 담았습니다.
책의 일부 내용을 홈페이지에 나누고자 합니다. 어쩌면 이 글들이, 지금 어디선가 비슷한 마음의 무게를 안고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약물치료: 정신과 약을 먹어 보는 정신과 의사
정신과 약을 직접 먹어보는 의사

김철권 정신건강의학과
Jul 21 min read
부부치료: 역류 상태의 부부들
역류 backdraft라는 단어가 있다. 사전적 의미로 물이 거슬러 흐르는 것을 말한다. 이 단어가 화재 현장에서 사용될 때는 문이 닫힌 밀폐된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연소가 진행되어 산소가 희박해지고,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문이 열려 외부...

김철권 정신건강의학과
Jun 173 min read
행동치료: 동요 부르는 남자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남자는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마음 가는 대로 하시지요. 지금처럼 약을 하루 두 번 두 알씩 드시든지, 아니면 제 처방대로 하고 약은 자기 전에 한 번만...

김철권 정신건강의학과
Jun 163 min read
언어와 증상: 언어는 행동한다
외래를 찾아온 한 중년 여자 환자가 위가 아프고 소화가 안 된다고 호소한다. 위내시경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고 한다. 증상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아 가는 과정에서 이런 말을 한다. “아들이 한 명 있는데 공부를 못합니다....

김철권 정신건강의학과
Jun 162 min read
조현병: 외로워하지 마라. 너의 곁에는 항상 내가 있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37세 여자 환자다. 외래를 방문하면 언제나 잘 지낸다는 말만 해서 나도 그냥 약만 처방하고는 별말없이 돌려보낸다. 그게 벌써 몇 년째다. 수년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형제들이 환자가 어머니와 함께 살던 아파트를...

김철권 정신건강의학과
Jun 154 min read

김철권 정신건강의학과
Jun 132 min read
조현병: 가슴 벅찬 순간
임상 의사에게 가장 영광스러운 일은 학술상을 받는 것도 아니고 병원 보직을 맡는 것도 아니다. 자신이 맡고 있는 환자가 회복되는 것이 가장 영예로운 일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스물한 살의 그녀를 보았을 때 첫인상은 그녀 어머니가 가져온...

김철권 정신건강의학과
Jun 132 min read
조현병: 무지개 치료
조현병을 앓고 있는 35세 남자 환자가 있다. 20대 초반에 발병했으니 10년도 지난 만성 환자다. 그 환자가 웃는 모습을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먼저 말을 걸어온 적도 없다. 외래로 오면 고개를 숙인 채 묵묵히 앉아 있다가 약 처방을...

김철권 정신건강의학과
Jun 113 min read
공황장애: 상처받은 기억은 없어지지 않는다
수년 전 겨울, 개인 사업을 하는 한 40대 남자가 외래를 방문했다. 어느 토요일 오후, 그는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아내와 함께 백화점을 찾았다. 주말 오후라서 그런지 백화점은 사람들로 무척 혼잡했고 그는 쇼핑하는 아내를 따라 걷다가 갑자기 호흡...

김철권 정신건강의학과
Jun 103 min read


사회공포증: 나를 바라보는 시선
30대인 그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문제로 외래를 방문했다.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그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 같고, 자기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편치 않은 느낌이 든다고 한다. 무시하려고 해도 자꾸...

김철권 정신건강의학과
Jun 93 min read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취생몽사주酒
왕가위 감독의 아름다운 영화 <동사서독>에서 황약사 역을 맡은 양가휘는 말한다. “얼마 전에 어떤 여자가 술 한 병을 주었는데 술 이름이 취생몽사야. 마시면 지난 일을 모두 잊는다고 하더군. 난 그런 술이 있다는 게 믿어지질 않았어. 인간이...

김철권 정신건강의학과
Jun 61 min read
가정폭력: 가정폭력에 대한 개인적 생각
매년 의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정폭력>에 대한 강의를 한다. 정확하게는 모의환자 강의다. 가정폭력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해바라기 센터 소장으로 활동하면서 경험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사건을 많이 경험하면 그 사건의...

김철권 정신건강의학과
Jun 42 min read
신체화 장애: 목에 무엇이 걸려 있어요
한 70대 할머니가 외래를 찾아와 하소연한다. 두서없이 말하는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다. 한 많은 삶이다. “할머니, 오늘 여기 오신 이유는 뭡니까? 뭐가 제일 불편합니까?” 내가 묻는다. “목에 무엇이 걸려 목구멍을 막고 있어서 음식이...

김철권 정신건강의학과
Jun 23 min read
전환장애: 특효약
한 50대 여성이 두 팔이 마비되는 증상을 보여 입원했다. 응급실에서 여러 검사를 시행하였지만 특별한 이상소견이 없어 정신과로 입원했다. 입원 첫날 회진하면서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는 자신의 증상에 대해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 눈치였다. ...

김철권 정신건강의학과
Jun 13 min read
성폭력: 당신은 아무 죄가 없습니다
성폭행을 당한 20대 여자가 내 앞에서 흐느껴 울고 있다. 왼쪽 손목에는 칼로 그은 자해 흔적이 선명하다. 함께 온 부모는 기가 차는지 외래 진료실 창밖을 내다본다. 아버지는 조금 있다가 진료실을 나가버리고 어머니도 곧 따라 나가버린다....

김철권 정신건강의학과
May 313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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